아교와 달걀: 바인더가 붓터치를 바꾸는 법
같은 안료라도 바인더에 따라 붓이 미끄러지기도 하고 끊기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SOL의 붉은색에 쓰인 아교와 달걀 템페라의 비율 시행착오를 적습니다.
6분 읽기 · Magnet Platform 작업실 기록
같은 안료라도 바인더에 따라 붓이 미끄러지기도 하고 끊기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SOL의 붉은색에 쓰인 아교와 달걀 템페라의 비율 시행착오를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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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료는 가루일 뿐입니다. 가루를 캔버스에 올리려면 가루를 붙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바인더라고 부릅니다. Magnet Platform에서는 주로 세 가지 바인더를 씁니다. 아교, 달걀 노른자, 아마인유입니다. 같은 안료라도 바인더가 바뀌면 붓터치가 달라지고, 마르고 난 뒤의 표면도 달라집니다.
SOL의 붉은색 산화철에는 아교를 썼습니다. 아교는 소의 가죽과 뼈에서 온 접착물로, 물에 녹여 씁니다. 아교 9에 물 1의 비율이 기본입니다. 이 비율로 섞으면 붓이 캔버스 위에서 미끄러지듯 갑니다. 붉은색이 얇고 투명하게 올라갑니다.
아교의 장점은 마르고 난 뒤에도 다시 물로 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층을 거듭 올릴 때, 아래 층이 다시 살짝 녹아 위 층과 섞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SOL의 붉은색이 깊이를 가지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SOL의 황토에는 달걀 템페라를 썼습니다. 달걀 노른자를 물과 1:1로 섞어 안료와 비빕니다. 달걀을 쓰면 붓이 끊기듯 갑니다. 미끄러지지 않고, 자국이 또렷이 남습니다. 마르고 나면 물에 다시 녹지 않습니다. 그래서 층이 또렷하게 구분됩니다.
달걀 템페라의 장점은 위 층이 아래 층을 녹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층을 정확히 쌓을 수 있습니다. SOL의 황토는 열두 겹의 층으로 이루어졌는데, 각 층이 또렷이 구분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바인더는 색을 붙이는 것만이 아니다. 바인더가 붓터치를 정하고, 붓터치가 그림의 성격을 정한다.
한 색당 대략 열두 번의 비율 시도를 거칩니다. 아교 9:물 1에서 시작해, 8:2, 7:3으로 바꿔가며 견본을 만듭니다. 같은 안료라도 아교가 많아지면 표면이 더 단단해지고, 물이 많아지면 더 투명해집니다. SOL의 붉은색은 9:1에서 8:2 사이의 비율이 가장 빛이 닿았을 때 색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고 정했습니다.
달걀 템페라는 더 까다롭습니다. 달걀이 상하기 전에 써야 하므로, 하루 안에 비율을 정해야 합니다. SOL의 황토는 세 번의 시도 끝에 노른자 1:물 1:안료 2의 비율로 정했습니다. 이 비율은 다음 의뢰에서도 기본이 됩니다.
바인더의 선택은 그림의 성격을 정합니다. 아교로 그린 그림은 시간이 지나면 층이 서로 스며들어 깊어집니다. 달걀 템페라로 그린 그림은 층이 또렷이 남아, 가까이서 보면 층의 자국이 보입니다. 의뢰를 받을 때, 의뢰인이 가까이서 볼 그림인지 멀리서 볼 그림인지를 먼저 묻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같은 산화철이라도 소성 온도에 따라 적, 갈, 흑으로 갈리는 발색 실험을 적겠습니다.